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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박선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선아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선아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 사연자 : 저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온 40대 여자입니다. 모 전자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요. 내 집 마련도 하고 나름 착실하게 재산을 잘 모아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은 여동생네 식구들입니다. 주말이면 자주 만나서 식사도 하고 여행도 다녔죠. 특히 중학생인 조카를 제 친자식처럼 아꼈습니다. 생일이나 입학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선물을 챙겼죠. 그런데 동생 식구들에게 저는 애틋한 언니이자 이모가 아니었나 봅니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다가 좋지 않은 소견이 나왔습니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정밀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동생네 부부가 고맙게도 동행을 해줬는데, 병원 복도 모퉁이에서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됐습니다. '언니가 잘못되면 그 유산이 우리 아이한테 올 텐데'라면서 쑥덕거리고 있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고 허탈해졌습니다. 제 생사보다 제가 죽고 난 뒤의 재산을 벌써부터 계산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 괘씸했습니다. 물론 어린 조카한테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의 재산을 동생 부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차라리 정말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거나 평소 제가 관심 가졌던 단체에 기부하는 쪽으로요. 그런데 막상 제 뜻대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니까 걱정부터 앞섭니다. 나중에 제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동생네가 상속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까 해서요. 물론 저는 열심히 치료를 받을 거고 하루라도 더 오래 살기 위해서 애쓸 겁니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대비를 해두려고 합니다. 제 재산이 훗날 법적인 분쟁 없이 온전히 제가 원하는 곳에 쓰이게 하려면 지금부터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큰 병 진단받은 것만도 힘드실 텐데 가까운 가족이 본인의 건강보다 재산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니, 굉장히 허탈감과 배신감이 컸을 것 같습니다. 박선아 변호사님, 오늘 사연 어떻게 들으셨어요?
◆ 박선아 :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아요.
◇ 조인섭 : 네. 그런데 먼저 유언으로 동생 가족을 상속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지 이것부터 살펴봐야 될 것 같거든요. 사연자분이 유언장에 '동생 가족에게는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라고 이렇게 적어두면 이거 효력이 인정이 될까요?
◆ 박선아 : 네, 그렇습니다. 유언장에 '상속인들에게 재산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명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유언의 방식을 갖추었다면 효력이 있습니다. 민법 제1091조 등에 따른 적법한 유언 등을 통해서 상속분을 지정하거나 배제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가 이제 조담소에서 '유류분'이라고 하는 게 있다고 알려드렸거든요. 그러면 동생 식구들이 본인들의 최소한의 몫을 달라고 하면서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박선아 : 그럴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직계존속과 비속을 제외한, 형제자매와 조카에 대한 유류분 청구권은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유언으로 상속인들인 형제자매 등에게 한 푼도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남긴 경우, 이들은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상속인들은 유언무효를 주장하며 자신들의 상속분을 청구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러니까 옛날에는, 과거 헌법재판소 결정 나기 전에는, 형제자매의 유류분 반환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인해서 안 된다는 거네요. 지금 사연자분 또 하나, 살아있는 동안에 재산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거나 재단에 내놓는 방법도 생각하고 계세요. 이렇게 생전에 재산을 처분해 두면 나중에 동생 가족이 유언이 무효라고 한다거나 아니면 상속재산이라고 하면서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거, 이거는 어떻게 될까요?
◆ 박선아 :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유언무효소송을 청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유언무효소송이 성립될 경우 '상속재산분할'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때 제3자인 재단에 재산을 출연한 행위는 상속재산분할의 기초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속인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돌려달라고 소송을 걸 수 없을 것입니다.
◇ 조인섭 : 그렇군요. 그러니까 상속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게 아니고, 또 유류분도 막혀 있으니까 어쨌거나 받을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또 '유언대용신탁'이라고 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거 활용하면 사연자분이 원하는 곳에 재산을 남기고, 가족이 재산 처리하거나 개입하는 거 막을 수 있을까요? 일단 앞에서 유언 공증 이야기가 나왔는데, 유언 공증과 비교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도 좀 궁금합니다.
◆ 박선아 : 유언대용신탁의 장점으로는 유언은 사후에 실행되지만, 신탁은 생전부터 수탁기관이 자산을 관리해서 귀하의 뜻에 따라 운용한다는 것입니다. 사망하신 후에도 신탁 계약에 따라 수익자에게 즉시 자산이 이전되므로, 상속인들이 재산에 접근할 통로가 물리적으로 차단됩니다. 또한 높은 방어효과가 있어, 신탁 재산은 상속 재산과 별개의 법적 지위를 가지므로, 상속인들이 각종 유언무효 등 소송을 하더라도 신탁 계약의 안정성을 깨는 것은 힘듭니다.
◇ 조인섭 : 그렇군요. 그럼 유언대용신탁이 좀 더 강력한 방법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되겠네요. 그런데 지금 사연자분 건강 상태가 좀 걱정이긴 합니다. 유언 당시에 의사결정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는 부분을 남기는 것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어떤 절차랑 자료를 준비하는 게 필요할까요?
◆ 박선아 : 먼저 의사 소견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증 당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의사결정 능력이 충분하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공증 서류에 첨부해도 좋을 것 같고요. 또한 영상 녹화로서 공증인 앞에서 유언 취지를 직접 낭독하고 의사를 표명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해서 증거로 보존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증인 선정 등을 통해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변호사나 공증인이 입회하여 귀하의 인지 능력을 확인하는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런데 이제 만약에, 그러면 안 되긴 하겠지만 병세가 악화돼서 판단 능력이 떨어질 경우에는 동생 가족이 성년후견 신청을 해서 재산 관리에 관여할 수도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런 거를 막기 위해서 임의후견계약 이런 게 있다고 하는데, 이걸 하는 게 더 도움이 될지도 알려주세요.
◆ 박선아 : 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성년후견인을 신청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 상황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책은 '임의후견 계약'입니다. 사연자님의 정신적 제약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후견인으로 미리 지정하고, 재산 관리의 방향을 계약서에 명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의후견 계약이 체결되어 있으면 법원은 가족들의 후견 신청을 함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계약 내용에 따라 사연자분의 자산이 가족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네, 그럼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형제자매와 조카는 유류분 청구를 이제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법한 유언을 남기면 동생 가족을 상속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다만 분쟁을 줄이려면 공정증서 유언을 작성하실 것을 조언해 드렸고요. 당시 의사결정 능력이 분명했다라고 하는 진단서나 영상도 함께 남겨두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생전 기부나 유언대용신탁이라고 하는 걸 활용하면 재산이 사연자분이 원하는 곳에 쓰이도록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판단 능력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임의후견계약을 맺어두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선아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 박선아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