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브레이크 없는 ‘분노의 질주10’, 블록버스터가 선사하는 최고의 유희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스틸컷

2001년 시작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이하 ‘분노의 질주10’)가 베일을 벗었다.

오늘(17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10’은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패밀리가 운명의 적 ‘단테’(제이슨 모모아)에 맞서 목숨을 걸고 마지막 질주를 벌인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20년 넘게 이어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시작과 동시에 시계를 과거로 돌리는 영화는 2011년 개봉했던 시리즈 5편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의 하이라이트인 금고 탈취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시 도미닉 패밀리에 의해 목숨을 잃었던 악당 헤르난 리예스의 아들 단테가 10여 년 동안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했다는 설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탈리아 로마와 나폴리, 영국 런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포르투갈 등 전 세계를 종횡무진 오가는 영화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듯 모든 것을 쏟아부은 물량공세로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스틸컷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현란한 카체이싱은 물론이고 스크린 밖으로 타격감이 전해질 정도로 현실성 넘치는 맨몸 액션, 강렬한 쾌감의 총격과 폭파 장면 등이 쉴 틈 없이 몰아치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높은 속도로 내달리며 극한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영화는 마치 프랜차이즈 액션 블록버스터의 표본을 보여주겠다 작심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강렬한 기세로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복수’와 ‘가족’이라는 두 키워드를 앞세워 시리즈의 지난 작품들을 모르는 관객조차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스토리 역시 ‘분노의 질주10’이 가진 강점이다. 여기에 시리즈를 이끌어왔던 반가운 얼굴들과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시리즈 마니아들에게는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포스터

시리즈가 계속되며 지적됐던 ‘비현실성’ 역시 이번 속편에서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지구를 떠나 우주까지 날아가며 조소를 샀던 전작과 비교하면 이번 편은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다. 물론 자동차로 벌이는 다양한 액션들이 여전히 물리법칙을 뛰어넘은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적 허용이나 만화적인 상상력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할 수 있는 정도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영화 ‘아쿠아 맨’, ‘듄’ 등을 통해 강인하고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제이슨 모모아의 연기 변신 역시 영화의 재미 요소다. 거대한 체격이 무색할 정도로 가볍고 익살맞으며 능청스러운 수다쟁이 사이코패스로 연기한 그는 자유롭게 극을 지배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주인공들의 입을 빌려 가족애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단조로운 연출이나 다양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이야기의 밀도가 다소 낮아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관객들에게 부족함 없는 재미와 쾌감을 선사해 올여름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으로 부족하지 않다.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연출, 빈 디젤, 제이슨 모모아, 제이슨 스타뎀, 샤를리즈 테론, 브리 라슨, 미셸 로드리게즈, 성 강 등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0분. 쿠키영상 1개. 5월 17일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