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숨은물뱅듸'서 고산습지 이끼 군락 확인

제주도 한라산 습지보호구역인 '숨은물뱅듸'에서 고산습지에서나 볼 수 있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됐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한라산 해발 980m에 있는 숨은물뱅듸를 정밀 조사한 결과,이곳 물웅덩이에서 고산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산지습지는 대부분 영양이 풍부한 토양에서 갈대, 부들,창포, 버드나무 등이 주로 자라는 반면에, 이곳 물웅덩이는 토양에 영양분이 없어 물이끼와 자주땅귀개 같은 식충식물이 자라는, 고산습지의 특징을 띤다는 점에서 희귀한 경우로 평가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산습지에서 볼 수 있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된 것은 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또 이곳 물웅덩이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인 매, 2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멸종위기종 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숨은물뱅듸'는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산지습지로, 지난 2015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숨은물뱅듸의 특이 서식처인 물웅덩이에 대해 추가 정밀조사를 한 뒤 습지보전과 관리방안을 수립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