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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 전문가가 본 '러브버그' 사태..."생태 위해 조금만 참아주시길"

2022.07.04 오후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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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이강운 /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수도권 서북부 일대에 털파리라고 하죠. 집단 출몰을 하고 있습니다. 짝짓기 기간에 암수가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러브버그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러브버그가 해충은 아니지만 알을 300개 이상 낳고, 부화 기간도 빨라서 굉장히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오늘 관련해서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과 함께 '러브버그'의 대발생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러브버그 저도 봤는데요. 바퀴벌레 같기도 하고 징그럽다라고 하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어떤 벌레입니까?

[이강운]
일반 파리하고는 다르게 생겼죠. 비행력도 좀 약하고. 그래서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은 게 짝짓기 상태를 우리가 늘 보는 거예요.

털이 많은 털파리인데 보통 곤충들 같은 경우는 사는 기간이 짧습니다. 그러니까 암컷이나 수컷이 만나면, 특히 수컷 같은 경우 절대 놓을 수 없어요.

그래서 놓지 않는 기구가 있는데 죽을 때까지 그걸 놓지 않고 놓게 되면 바로 죽는 거죠. 그러니까 다른 곤충들은 짝을 짓고 나면 짝짓기 한 다음에 수컷이 다른 암컷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거기다 분비물을 붙여놔요. 뚜껑을.

그런데 얘는 그런 걸 하지 못하니까 계속 붙어서 다른 수컷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러브버그가 최근 들어서 굉장히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도 오늘 출근길에 봤거든요. 왜 이렇게 갑자기 많아진 겁니까?

[이강운]
늘상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한 게 다른 데서 장마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장마는 3~4일밖에 안 됐어요. 올해 굉장히 가뭄이 길어서 굉장히 많은 생물들이 죽기도 하고 또 발생 과정이 굉장히 늦어졌어요.

털파리 같은 경우에는 보통 5월에서 6월 초에 이렇게 나오는데 걔네들은 생체 시계가 있습니다. 꼭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그래서 밖의 상황을 늘 체크하면서 최근에 비가 오면서 고온다습이 되니까 일시적으로 같이 한꺼번에 나온 거예요.

그래서 발생 시기도 늦었고 또 대량으로 한꺼번에 같이 나오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 눈에 띄게 된 거죠.

[앵커]
알에서 깨서 성충이 되면 보통 며칠 동안 삽니까?

[이강운]
지금 짝짓기해서 알을 땅에 낳으면 겨울 내내 애벌레로 월동을 하다가 봄에 나오는 거니까 거의 1년 주기로 나오는 거죠.

[앵커]
그러면 짝짓기 시기 지나면 줄어들까요?

[이강운]
그렇죠. 지금 보통 3일에서 5일, 길어봤자 일주일 정도밖에 어른 벌레로 살지 못하니까 대부분은 애벌레 시기로 생활하는 거예요, 땅속에서. 그런데 그 5일 동안, 일주일 동안 사람들 눈에 띄여서 대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저희 방송국이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데요. 보니까 은평구, 마포구, 경기도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거든요. 특별히 이유가 있습니까?

[이강운]
기본적으로 산이나 들에서 나타나는 것은 일반 국민들 눈에 안 보이니까 그건 제외하더라도 아마 이런 지역이 털파리 애벌레들이 대부분 유기물을 먹고 삽니다. 그러니까 나무를 잘라서 놔뒀다든가 그다음에 산 끝자락, 사람, 민가와 가까운 그런 지역에 그러니까 아마 지금 대발생 지역이 어쩌면 개발 지역일 가능성이 많아요.

그러니까 산에 나무를 자르고 자른 나무를 그냥 놔두니까 그것이 썩으면서 유기물이 되면 거기 알을 낳으면 먹을거리가 있잖아요. 주로 그쪽 지역이 더 많이 발생하는 까닭이 될 수 있죠.

[앵커]
이 러브버그가 생김새도 그렇고 요즘 워낙 많이 나와서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병균을 옮긴다거나 사람한테 직접적으로 해를 주는 건 없나요?

[이강운]
전혀 없습니다. 모기처럼 흡혈을 해서 병을 감염시킨다든가 그다음에 벌처럼 직접 공격을 해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든가 이런 것이 아니고 말씀드린 대로 알을 낳으면 애벌레들이. 저는 직접 털파리를 키워봤으니까 대부분 소똥구리 키우느라고 소를 키우는데 똥 두어미라든가 그다음에 낙엽이라든가 나무 쓰러진 등걸이라든가 파보면 언제든지 그렇게 군락으로 같이 있어요.

그런 애들이 그러한 배설물이라든가 썩은 부식물을 분해하지 않으면 생태계가 온전히 돌아가지 않죠. 좋은 익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이 러브버그가 전국에 다 있는 겁니까? 특히 이쪽 서북부 지역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이쪽에 개발 공사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정하시는 거죠?

[이강운]
그런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러브버그 이거 피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거든요. 몸에 달라붙을 수 있으니까요.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이강운]
없죠. 왜냐하면 얘네들이 주행성, 그러니까 낮에 활동하는 곤충들이기 때문에 걔네들이 주로 짝짓기를 하면서도 식물을 또 수분해줘요. 암컷과 수컷을 만나게 해 주는 그렇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대부분 많아지니까 사람 사는 주변에, 또 거기 먹을거리가 있고 암컷이 있으면 수컷이 오는 것이고 그래서 오는 건데 피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또 어떤 분이 저한테 여쭤볼 때 살충제를 이야기하시는데 5일 있으면 자연사하는 애들을 살충제를 뿌리면 결국 누적이 돼서 사람한테만 안 좋으니까 그냥 피하고요. 걔네들은 파리하고 좀 달리 비행력이 약하다고 했잖아요. 날개가 굉장히 약합니다.

그러니까 스프레이나 물 같은 거 뿌리게 되면 걔네들은 날개가 젖어서 비행을 못해요. 그렇게 되니까 우리한테 피해를 끼치는 그런 곤충이 아니니까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미 미국에서는 수년 전에 러브버그가 많이 나오면서 차량에 붙어서 차량을 부식시켰다, 이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이강운]
그런 것들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서울 시내는 모르지만 고속도로나 어디 나가다 운전하시다 보면 아침에 일어나면 범퍼에 새카맣게 붙잖아요.

그런 것들은 새의 똥처럼 오래되면 기름기라든가, 오래 놔두면 썩게 돼 있죠. 그러니까 털파리 때문에 썩는 것이 아니고 다른 곤충들도 붙어서 오래 놔두면, 새똥도 오래 놔두도 다 썩습니다.

[앵커]
그리고 러브버그 말고 최근에 보면 매미, 나방, 애벌레 이런 벌레들이 갑작스럽게 크게 번식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이강운]
그런 것들은 2~3년 전에 매미나방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털파리 같은 경우는 어른벌레가 3일에서 5일 정도 사니까 그냥 지나가면 되는데 매미나방 같은 경우는 애벌레의 기간으로 오래 살잖아요. 사람들 눈에 오래 보이니까 더 한데 그런 애들은 일반 곤충들 같은 경우는 대발생, 우리가 아웃 브레이크라고 해서 브레이크를 걸 수가 없는 거예요.

그렇게 높아졌다가 또 갑자기 너무 많아져서 스스로 셀프 컨트롤 해서 줄어들기도 하고 또 거기서 천적이 생기면서 체크 앤 밸런스라서 건제와 균형이 이루어지고 이런 상태가 계속적으로 지속되는 거고요. 한 종이 크게 발생해서 그게 지속적으로 가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연구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대발생하는 곤충들을 그냥 순리대로 두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따로 방제 작업을 하는 게 좋은 건지 어떻게 보십니까?

[이강운]
어려운 질문이죠. 왜냐하면 저희는 생태계 원리를 알고 그다음에 곤충을 위하는 게 우리를 위한다는 것을 아니까 그렇게 크게 방역, 방제를 안 하려고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우리를 오랫동안 괴롭히는 매미나방 같은 경우는 등산로를 시작해서 한 세 달, 네 달 계속 우리를 괴롭히잖아요.

그럴 때는 필요한 부분을 방역을 하는 게 맞고요. 털파리처럼 잠깐 일주일, 그다음에 길어봤자 5일 이렇게 되면 지나가는 바람 같은데 조금만 참아주시면 그렇게 우리한테 피해를 안 끼치니까 생태를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 인류와 같이 사는 곤충 벌레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이강운]
공존해야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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