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혼자 힘들어요" 20대 추락사 중대재해법 조사..."안전장비 없었다"

[앵커]
서울 홍제동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점검하던 20대 기사가 7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홀로 점검을 나간 상태에서 도움을 요청한 직후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승강기 업체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된 서울 홍제동의 한 아파트,

지난 23일 오후 2시 15분쯤 이곳에서 엘리베이터 작동을 점검하던 승강기 기사 20대 남성 A 씨가 7층 높이에서 그대로 추락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 먼저 한 분이 곧 오시고 또 엘리베이터라 해서 문을 열어드렸거든요. 어느 순간에 펑 소리가 났대요 주민들이.]

홀로 작업을 나온 A 씨는 사고 직전 2시 5분쯤 사수 기사에게 혼자 작업하기 힘드니 도와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락을 받고 뒤늦게 도착한 사수 기사는 A 씨를 지하 2층에서 발견하고 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A 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현장에서 승강기 점검을 하던 A 씨는 구조 당시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2인 1조 이상 점검을 권고하고 있지만, 혼자서 헬멧과 안전줄도 없이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성규 / 공인노무사 :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해서 그 사람이 꼭 지휘하게 돼 있거든요. 산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제반 조치들과 교육과 관리를 철저히 했느냐. 사업주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거로 법적 해석을 하죠.]

이미 행정안전부에서는 엘리베이터의 관리주체나 유지업자가 점검반을 꾸릴 때, 소속 직원을 2명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A 씨가 근무하던 '오티스' 승강기 업체가 안전장치 규정을 준수했는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사업주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단순히 아파트 수리작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볼 것인지, 엘리베이터 제조와 시설 관리에서 발생한 문제인지를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경력이 부족한 20대 기사를 무리하게 현장에 내보낸 건 아닌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승강기 업체 '오티스' 측 관계자는 "사고 원인 규명에 관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안전 작업 매뉴얼을 토대로 임직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YTN 권준수 (kjs81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