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수 김호중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댓글을 단 누리꾼을 경찰에 무더기로 고소하고, 민사 소송도 걸어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거로 확인됐습니다.
댓글 하나를 썼다는 이유로 소장에 이름이 오른 사람만 백 명이 넘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A 씨가 김호중 씨의 고소장을 받아본 건 지난 2021년 9월쯤이었습니다.
김호중 씨 병역 관련 논란을 언론에서 접한 뒤, 인터넷 카페에 문제를 제기하는 댓글 하나를 남긴 게 화근이 됐습니다.
[A 씨 / '김호중 피소' 제보자 : 깜짝 놀랐어요, 정말. 그거 받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이게 고소당한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A 씨는 경찰 조사까지 받은 끝에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을 받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여러 해 동안 이어진 분쟁에 A 씨는 건강을 잃었습니다.
[A 씨 / '김호중 피소' 제보자 : 이상이 오더라고요 몸에서. 병원에 갔더니 갑상샘 저하증이라고. 스트레스받은 적 있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의사 선생님이.]
김 씨가 소송 피고로 지목한 사람은 A 씨를 포함해 모두 288명, 요구하는 금액은 모두 8억 원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는 김 씨에게 반복적으로 심한 욕설을 하며 수십 건의 비방 글을 올린 누리꾼도 여럿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180명은 A 씨처럼 5개도 안 되는 게시글과 댓글을 남겼다는 이유로 명단에 올랐습니다.
김 씨 측은 이들의 행동이 상습성도 낮고 일회성에 그쳤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김 씨에게 미친 영향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니 적어도 백만 원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송 과정에는 김 씨 팬들도 적극 참여했는데, 팬카페 모금을 통해 2억 원 넘는 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3년 가까이 첫 변론기일조차 지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A 씨를 비롯한 피고들은 변호사 선임 등 법적 절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촬영기자 : 유준석
영상편집 : 류석규
디자인 : 우희석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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