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 의무를 저버렸다는 이유 등으로 이미 물려준 재산을 다시 돌려달라며 증여를 취소할 수 없도록 한 민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자녀에게 토지를 넘겨준 뒤 갈등을 겪다가 소유권 말소 청구 소송을 낸 A 씨가 제기한 위헌소원 심판에서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증여 계약을 서면으로 하지 않았거나 증여자의 재산 상태가 나빠졌다는 이유로, 이미 이뤄진 증여를 해제할 수 없게 한 조항을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판단했습니다.
일방적인 의사로 증여를 취소하게 할 경우, 경제생활을 하는 수증자가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는 등 법률관계가 안정해질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또, 부양 의무 불이행에 따른 증여 해제 제한 조항에 대해서도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법률관계의 복잡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법 목적이 인정되며, 부모가 자녀에게 따로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는 등 보완책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증여자의 상황을 도외시하고 수증자의 이익만 우선시해 법익의 균형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부양 의무를 저버린 자녀로부터 재산을 돌려받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법 감정과 상호 부조를 근간으로 하는 가족 윤리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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