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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물 폭탄' 지나니 '불가마 더위'...당분간 폭염 계속

2026.07.27 오후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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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맛비가 물러나자 전국이 본격적인 폭염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영남 곳곳에서는 연일 38도를 넘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밤낮없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폭염의 기세는 언제쯤 꺾일지,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오늘 더위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도 대구 신암동은 39.2도까지 올랐고, 경주 39도, 창녕과 양산, 대구 등 영남 곳곳에서 38도를 웃돌았습니다.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극심한 더위가 예상될 때 내려지는 폭염 중대경보는 영남과 호남 곳곳에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은 19곳에 발효 중입니다.

폭염특보도 강원과 제주 일부 산간을 제외한 사실상 전국에 내려져 있습니다.

[앵커]
연일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원인이 뭔가요?

[기자]
한마디로 뜨거운 공기가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 상층에는 티베트고기압이 자리하면서 대기 전체가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차면서 열이 빠져나갈 틈이 없어진 건데요.

여름밤 두꺼운 이불 하나만 덮어도 답답한데 지금은 그 이불을 머리끝까지 두 장이나 덮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앵커]
영남 지역의 폭염이 유독 심합니다.

요즘은 '대프리카'가 아니라 '경프리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기온을 끌어올리는 요인은 크게 강한 햇볕, 바람, 지형 세 가지인데요.

바람이 핵심입니다.

남풍이 불면, 뜨겁고 습한 공기가 거제 등 경남 해안 부근에 있는 산을 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비를 뿌리고 수증기를 잃은 공기가 산을 내려오면서 더 건조하고 뜨거워지는 이른바 '푄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렇게 달궈진 공기가 경산과 경주, 포항 등 경북 내륙으로 유입되면서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더 높게 오르는 겁니다.

[앵커]
올해부터 '폭염 중대경보'가 생겼는데, 기존 경보와 뭐가 다른 건가요?

[기자]
네, 예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극단적인 폭염이 잦아지면서 기상청도 18년 만에 폭염특보 체계를 손봤습니다.

가장 높은 단계가 '폭염 중대경보'인데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태가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됩니다.

지난 12일 경북 포항과 경산에 처음 내려졌고, 지난주 금요일부터 영남과 호남 일부 지역에 내려졌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지면 야외활동은 최대한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고요.

특히 어린이와 어르신 등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앵커]
낮도 덥지만, 밤 더위도 심각합니다.

최근 열대야가 더 잦아지고 길어진 것 같은데요?

[기자]
열대야는 밤 동안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인데요.

서울만 봐도 최근 2년간 열대야 일수가 이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고, 9월 중순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두 개의 고기압이 겹치면서 뜨거운 공기가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하고요.

도심에서는 낮 동안 달궈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밤늦게까지 열을 내뿜는 열섬효과도 한몫합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해수면 온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밤에도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 공급되는 게 열대야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올여름부터는 열대야 특보도 시행되고 있는 만큼, 특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밤에도 냉방과 수분 섭취 등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앵커]
최근에는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열대야도 더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최근 10년 평균 폭염 일수는 관측 초기보다 2배 이상, 열대야는 3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염도 예전보다 최대 한 달 정도 빨라져 6월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남해안과 제주에서는 9월 상순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온난화로 기온은 물론 바다까지 뜨거워졌고, 북태평양고기압도 예전보다 일찍 세력을 넓히기 때문인데요.

예전에는 한여름에만 잠깐 겪던 더위였다면, 이제는 6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지는 '긴 여름'이 점점 일상이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지면 가까이가 더 뜨겁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기상청이 지난해 특별관측을 해보니 0.5m 높이의 최고기온은 1.5m보다 2도 가까이 높았고, 체감온도도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농작업처럼 몸을 낮추고 일할수록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성인보다 키가 작은 어린이들도 지면 가까운 뜨거운 공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체온 조절 능력도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온열 질환에 취약합니다.

한낮 야외활동은 최대한 피하고, 등하굣길에는 양산이나 모자로 직사광선을 막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양산은 체감온도를 최대 10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같은 기온이라도 차 안이나 도심, 도시 숲처럼 장소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진다고요?

[기자]
네, 같은 기온이라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체감은 크게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곳이 차 안인데요.

폭염 속에 주차된 차량은 실내 온도가 70도를 훌쩍 넘기도 합니다.

잠깐만 있어도 온열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아이나 반려동물을 절대 혼자 두면 안 됩니다.

반대로 도시 숲은 도심보다 기온이 최대 2도 가까이 낮고, 밤에도 1도 이상 시원해 열대야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체감온도는 어떻게 계산하는 건가요?

[기자]
네, 같은 장소에 있어도 나는 괜찮은데, 옆 사람은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경우가 있죠.

사람마다 더위를 느끼는 정도가 달라서 체감온도를 직접 측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기상청은 기온에 습도와 바람 등을 반영한 수식으로 체감온도를 산출하는데요.

방정식은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을수록 체감온도는 올라가고, 겨울에는 바람이 강할수록 체감온도는 내려가는 겁니다.

[앵커]
한낮 가장 더울 때 소나기라도 내리면 더위가 좀 누그러질까요?

[기자]
요즘 같은 소나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소나기는 대부분 짧은 시간 강하게 내렸다가 금세 그치는데요.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지면을 식혀 기온이 잠시 내려갈 수 있지만, 그친 뒤에는 젖은 지면의 물이 증발하면서 습도가 크게 높아지고, 체감온도도 다시 올라갑니다.

여기에 강한 햇볕까지 다시 내리쬐면, 오히려 비가 내리기 전보다 더 후텁지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 폭염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네, 예보를 보면 폭염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당분간 비 소식 없이 뜨거운 공기가 계속 쌓이겠는데요.

서울 낮 기온은 33 안팎, 대구는 38에서 39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2018년 홍천의 41도 같은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써는 당분간 뚜렷한 더위의 끝이 보이지 않는 만큼 폭염에 철저히 대비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비 얘기도 해보죠.

장마는 사실상 끝난 거죠?

[기자]
네, 기상청은 제주는 19일, 남부는 25일, 중부는 어제인 26일을 올여름 장마 종료 시점으로 잠정 분석했습니다.

공식적인 종료일은 추후 사후 분석을 통해 발표될 예정인데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으면서 정체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렸고, 어제까지의 비를 끝으로 장마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소나기만으로도 극한 호우가 쏟아질 수 있고, 앞으로는 태풍도 남아 있습니다.

장마는 끝났지만, 여름철 집중호우 위험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하셔야겠습니다.

[앵커]
어제 영남에는 번개가 유난히 많았는데,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건가요?

[기자]
네, 어제는 폭염 속에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지면서 구름이 평소보다 훨씬 크고 높게 발달했습니다.

구름이 커지면 그 안에서 얼음 알갱이와 물방울이 끊임없이 부딪히는데요.

이 과정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하가 서로 갈라져 쌓이게 됩니다.

마치 정전기가 쌓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데요.

이렇게 전하가 한계까지 쌓이면 한순간에 이동하면서 번개가 치는 겁니다.

그런데 어제 하늘은 계속 번쩍였는데 천둥은 생각보다 잘 안 들렸다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대부분의 번개가 구름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체 번개의 약 98%는 구름 안에서 발생하는 '구름방전'인데요.

구름 안에서 발생한 번개는 소리가 멀리까지 전달되지 않거나 약해질 수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앞으로 주의해야 할 기상 재난 짚어주신다면요?

[기자]
당분간은 무엇보다 폭염을 가장 조심하셔야겠습니다.

폭염은 태풍이나 집중호우처럼 피해가 한꺼번에 드러나지 않아 위험성을 쉽게 느끼지 못하는데요.


하지만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 달 이상 길게 이어지며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재난입니다.

온열 질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는 만큼, 한낮 야외활동은 최대한 피하고 물과 그늘, 휴식을 꼭 챙겨야 합니다.

다만, 폭염 속에서도 국지성 강한 비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비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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