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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노동자, 혈액암 발생-사망 위험도 높다

2019.05.23 오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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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 사건을 계기로 반도체 제조업체의 환경유해성 여부가 논란이 돼 왔습니다.


그런데 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결과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들은 일반인보다 혈액암 발생과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승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고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촉발된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

삼성전자는 결국 11년만인 지난해 산업재해를 사실상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김기남 / 삼성전자 대표이사 :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고 황유미 씨 사건으로 반도체 제조업체의 환경 유해성 문제가 불거지자 안전보건공단은 2008년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관찰자료 부족 등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09년부터 10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 6개 기업 사업장의 전·현직 노동자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과 사망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반도체 사업장 여성 노동자는 백혈병 발생 위험이 일반 국민의 1.19배, 전체 노동자의 1.55배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2.3배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혈액암인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발생 위험은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1.92배이고, 사망 위험은 국민의 2.52배, 전체 노동자의 3.68배로 나타났습니다.

작업환경이 위험도를 높였을 것으로 공단 측은 추정했습니다.

[김은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장 : 이렇게 높게 나타난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저희가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무균실로도 불리는 클린룸 작업자인 여성 오퍼레이터와 남성 장비엔지니어 등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20살에서 24살 여성 오퍼레이터가 높았습니다.

또 현재보다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높았던 2010년 이전 여성 입사자에서 혈액암 발생 위험도가 높았습니다.


이 밖에 위암과 유방암, 신장암, 일부 희귀암에서도 발생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안전보건공단 측은 반도체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서 위험도가 높은 것은 아닌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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