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우리 일상 곳곳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건강은 물론 생계까지 위협받는 가운데 정전과 수난사고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폭염 현장을 취재한 사회부 표정우 기자와 자세한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조금 전 정부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온열 질환자가 하루 사이 크게 늘었네요?
[기자]
네, 어제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86명이 추가됐는데, 그제보다 78명 더 많은 수치입니다.
이로써 올여름 온열 질환자는 2천221명이고 이 가운데 1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세부 통계를 보면 피해가 어디에 집중되는지 뚜렷합니다.
온열질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30%를 넘었고, 환자의 78.3%는 실외 작업장과 논밭 등 야외에서 발생했습니다.
그제 경기 김포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소방은 출동 당시 체온이 40도를 넘었던 점을 바탕으로 밭일을 나갔다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외 작업이 아니어도 안심할 수는 없는데요.
인천에서는 그제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40대 남성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온열질환이 실제 일하는 중 사고나 응급상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한창 더웠던 어제 정오쯤 경기도 양주시에서 택배를 배달하던 50대 남성이 오토바이를 몰다가 단독사고를 냈습니다.
당시 남성은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의식이 떨어지는 등 열탈진 의심 증상을 보였습니다.
구급대원들은 폭염 속에서 배송 업무를 하던 점과 남성의 상태를 볼 때 온열질환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남성은 잠시 쉬면 괜찮다며 병원 이송을 완강히 거부했는데요.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고 계속 설득한 끝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앵커]
더위에 야외 노동자들의 건강이 큰 걱정인데, 집배원들도 비상이라고요.
[기자]
네, 오늘 낮 1시 50분쯤에는 서울 장위동에서 30대 남성 집배원이 업무 중 더위로 인한 손 떨림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당시 남성의 체온은 37도로 측정됐는데, 소방 당국은 얼음팩으로 남성의 체온을 내린 뒤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앵커]
표 기자 어제 어시장을 취재했는데, 상황이 어떻든가요.
[기자]
네, 저희 취재진이 어제 인천종합어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지붕이 있어 강한 햇볕은 피할 수 있지만,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데다 수산물과 수조의 물기로 습도까지 높아 찜통처럼 더웠습니다.
어제 오후 3시쯤 측정해보니 시장 안 기온은 바깥보다 1~2도가량 낮았지만, 습도는 5%포인트 이상 높았는데요.
상인들은 이런 환경에서 장화와 고무장갑, 방수 앞치마까지 착용한 채 종일 생선을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에어컨도 없고, 얼음이 녹을까 봐 선풍기마저 마음껏 틀기 어렵다고 말했는데요.
상인들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상중 / 수산시장 상인 : 진짜 찜통이에요, 찜통. 사우나라고 보시면 돼요, 사우나.]
[김용신 / 수산시장 상인 : 일하다 보면 선풍기를 못 틀어요, 얼음이 녹을까 봐. 그래서 땀범벅으로 일하다가 어지럽고 머리 아플 때도 있어요.]
더군다나 손님들 발길이 끊겨 매출은 줄었는데 수산물을 유지 비용은 급등해, 상인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도 더위에서 벗어나 제대로 쉬기 어렵다고요?
[기자]
네, 상인들에게 퇴근하면 좀 낫느냐고 물었더니, 요즘은 집에 가도 마찬가지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시장에서 온종일 더위를 견딘 뒤에도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지친 몸을 제대로 회복하기조차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젯밤 취재진이 돌아본 서울 도심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 명동의 기온은 31도, 체감온도는 33도에 달했는데요.
낮 동안 어질러진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 역시 더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환경미화원 : 당연히 덥죠. 올해 유난히 더 더워요. 차 안에 에어컨이 나오니까 한 10분, 20분 쉬었다가….]
[앵커]
밤에도 더위가 이어지다 보니 냉방기기를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전력설비가 이를 견디지 못해 정전도 잇따르고 있죠?
[기자]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일부 아파트는 전력 설비가 견디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서는 어제저녁 3천6백여 세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승강기 3곳에서 고립 신고가 들어왔고, 주민 2명이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습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서도 어제 아파트 5개 동, 600여 세대가 정전됐습니다.
에어컨과 승강기를 쓸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이 주민센터나 임시 숙소로 이동했고, 일부는 차량 에어컨을 켜고 밤을 보냈습니다.
경기 의정부와 고양 일산에서는 차량이 변압기와 전봇대를 각각 들이받아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더위를 피해 바다나 계곡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는데 수난사고도 잇따르고 있죠?
[기자]
지난 주말과 휴일 전국에서 발생한 수난사고로 모두 9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2일 충남 태안 해변에서는 스노클링을 하던 50대 남성이 숨졌고, 제주 서귀포 인근 해상에서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6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강원 강릉에서는 물놀이를 하던 6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이날 하루에만 물놀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도심의 호수와 한강에서도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경기 수원의 한 호수에서는 술을 마신 남성이 새벽에 구명튜브를 들고 물에 들어갔다가 구조됐고요.
서울 잠실대교 인근 한강에서는 수영하던 30대 남성이 수중보 주변의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습니다.
[앵커]
낮에는 일터에서, 밤에는 집에서까지 더위에 시달리는 상황인데요. 한낮 야외 작업은 피하셔야겠습니다.
표정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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