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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변신' 김신록 "배우로 불러주세요. 아직은"

2026.10.18 오전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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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드라마 [지옥]과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군체] 등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배우 김신록.

다양한 장르에서 존재감을 보여온 그가 이번엔 연기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예술이 주는 위안과 격려를 말하고 싶었다는 배우 김신록의 진심을 강진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두 아이의 생계를 위해, '지옥의 사자'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인 드라마 [지옥]의 박정자.

욕망을 좇는 고명딸,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화영.

그리고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영화 [군체]의 최현희까지, 개성 강한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배우 김신록.

하지만 화면 밖에서 마주한 모습은 의외였습니다.

[김신록 / 배우 : 영화 군체에서 제가 음…. 다시 해보겠습니다. (웃으시는 거 보니까 되게 유쾌하신 것 같다는 느낌도 좀 드는데 평소 성격인 건지….) 소문 좀 내주세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김신록 / 배우 : 하루에 막 쇼트 폼을 진짜 몇 시간씩 봐요. 최근에는 정말 이제 줄여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먹방 많이 나오고요. 그다음 예능 많이 나오고 전 그냥 생각 없이 이렇게 보면 남편이 와서 뭐 보고 있어? 그러면 모르지. 그러는데 정말 몰라요.]

일상의 삶을 전하던 소탈한 표정은 연기를 말하는 순간, 진지한 눈빛으로 바뀌었습니다.

연극배우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품어온 배우의 꿈, 그러나 첫 무대의 기억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김신록 / 배우 : 취직 준비를 잠깐 하다 졸업하면서, 아 안 되겠다. 연극을 해야겠다. 그래서 졸업하는 해 여름, 대학로에 있는 혜화동 1번지 소극장이라는 곳에서 주인공으로 데뷔했어요. 그런데 연기를 너무 못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는 갈망은 배움을 향한 열정을 자극했습니다.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한양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하며 연기에 대한 탐구를 이어갔습니다.

[김신록 / 배우 : 내가 공연을 망쳤다는 막 이런 자책감이 있었는데 그때 연출님이 연극을 계속하고 싶다면,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배우를, 공부를 좀 하면 좋겠다. 연극에 대해서, 연기에 대해서….]

자연스레 '지성파'란 수식어가 붙었지만, 정작 배우 김신록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김신록 / 배우 : 실기 석사 논문의 서문 첫 번째 줄이 머리로 연기한다는 평가만큼 배우를 좌절하게 만드는 말도 없다, 약간 이렇게 시작하는 논문이에요.]

원하는 만큼 주어지지 않았던 무대라는 공간, 그래서 더 절박하고, 치열했던 연기 여정에서 깨달은 건 따로 있었습니다.

오롯이 무대와 하나가 되기 위해선 몸의 '감각'을 일깨워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김신록 / 배우 : 조명이 어두워지면 이제 들어가야 되는 건데 그 순간이 가장 긴장이 되는데요. 그럴 때 저는 그 소대에 있는 실제 그 나무 합판 같은 거 있잖아요. 거기에 이렇게 손을 가만히 대는 것 같아요. 접속한다고 저는 표현을 하는데 걔를 딱 접속하면 이 세계로 뾰로롱∼.]

그렇게 쌓은 '연기 내공'은 2시간 가까이 홀로 이끈 1인극, [프리마 파시]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 편에 섰던 '승소 지향' 변호사가 성폭력 '피해자'가 된 뒤 겪은 감정의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김신록 / 배우 :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 부문으로 연기상을 받았는데 제가 무대에서 그렇게 울 줄 몰랐거든요. 근데 정말 딱 호명이 되자마자 나중에 제가 수상했던 영상을 보는데 호명되고 일어나면서부터 이미 우는 거예요. 아 뿌리라는 게 이렇게 무섭구나.]

무대 위와 카메라 앞에서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준 배우 김신록, 이번엔 책으로 대중 앞에 섰습니다.

영화 잡지에 연재했던 글과 다른 이들의 공연을 비평적 관점에서 바라본 기록들을 모아, 예술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을 풀어냈습니다.

[김신록 / 배우 : 어떤 목마름이 있었느냐면 누군가 나의 작업을 좀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그게 쓴소리든 좋은 소리든 어떤 공들인 비평을 좀 해 주기를 바랐어요. 그렇다면 그 마음을 역으로 내가 실천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이제 공연장을 다니면서….]

[절룩거리며 찾아 나선 정화의 순간들], 그의 첫 에세이를 관통하는 건 예술이 건네는 위안과 격려, 그리고 작품을 만든 이들을 향한 존경입니다.

[김신록 / 배우 : 다른 예술 작품의 그 고귀한 순간들 같은 것을 계속 만나면서 좀 극복해 나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고 그걸 기록하고 싶었어요. 나한테 이렇게 위안을 주고 '정화의 순간'을 가져다주는 예술 작품들을 건져 올려서 호명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좀 있었고….]

동시에 예술을 통해 자신을 다잡아가는 '내면의 독백'이기도 합니다.

[김신록 / 배우 : 저에게 예술 작품을 만났을 때 일어나는 정화라고 하는 건 일종의 '영점'이 맞춰지는 순간인 것 같거든요. 막 이렇게 마음이 복잡하고 번잡할 때 어떤 작품을 만나면, 흙탕물이 좀 가라앉고 안개가 딱 걷히면서 이렇게 영점이 맞춰져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좀 얻는 것 같아요.]

완벽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변명 없이 드러내는 용기를 갖고 싶다는 배우 김신록.

그의 새로운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신록 / 배우 : 저는 다른 방식의 말하기를 통해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앞으로 또 배우들 인터뷰가 되든, 제가 참여하는 공연이 되든 꼭 '교수'하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배우의 방식으로 그런 공유하는 일을 해 나가고 싶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드라마 [푸른길]과 방영을 앞둔 [너의 그라운드] 등 새로운 작품으로도 시청자와 만날 예정입니다.

무대와 스크린, 책을 넘나들며 '무한 변신'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신록.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신스틸러'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김신록 / 배우 : (작가 김신록 이렇게 불러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로 해 주십시오. 아직은….]

YTN 강진원입니다.

○영상기자 : 심원보 박진우

YTN 강진원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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