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빛낸 과학기술 70선

[앵커]
지난 70년간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된 과학기술.

광복 70년을 기념해 시대별 대표기술 70가지가 선정됐는데요.

이장무 과학기술 대표 성과 선정 위원회 위원장 모시고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광복 70년 기념 과학기술 대표성과 70가지를 선정하셨는데 언제부터 준비하신 것입니까?

[인터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올 초부터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지난 4월부터 시작해서 대략 석 달 정도 걸렸습니다. 출연연구소,대학,기업,공립연구소 추천성과, 장영실상, 신기술 인증상 수상작 등을 취합해 후보성과 풀 구성하고 기술분야별 전문가 검토를 거친 후에 대표성과선정위원회 심의를 했습니다.

대표성과에 기초가 된 자료들, 예컨대 과학기술 40년사 성과 92건, 과학기술한림원 명예의 전당 자료, 공학한림원의 '대한민국 100대 기술' 등은 다년간 준비된 자료들입니다.

추천된 전체 성과들을 과학기술적 우수성, 국가사회 기여도와 경제 산업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심의해서 전문위원회 심의와 대표성과선정위원회의 최종 심의로 선정되었습니다.

[앵커]
70가지 과학기술을 선정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터뷰]
광복 70주년을 맞이해서, 70년 전 아시아의 빈국에서 눈부신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뤄 오늘날의 대한민국으로 일으켜 세운 우리의 과학기술 발전과 성과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재조명을 통해서 성과와 비전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여 국민적 관심과 자부심을 고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핵심 성과 숫자를 70개로 한 것은 광복 70년을 상징하기 위한 것입니다.

[앵커]
각 시기별로 선정된 과학기술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시대별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광복 후 50년대까지는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 기획이나 투자가 적어서 개인 차원의 일부 성과가 나타나는 시기의 과학기술로서 현신규 박사의 리기테다 소나무를 비롯한 산림녹화 임목 육종과 한글 기계화의 효시가 된 기계식 한글 타자기 등 성과가 있습니다.

60년대는 식량 증산에 큰 역할을 하면서 화학장치산업의 모태가 된 '화학비료 생산 기술'과 섬유산업의 혁신을 부른 '나일론 생산기술' 등 8개가 있습니다.

70년대는 산업 근대화 경제개발 정책과 함께 자동차, 조선, 토목, 건설 등 기계공업과 화학공업 육성 노력이 본격화하는 시기였습니다.

80년대는 정부의 기술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연구개발 지원 규모가 확대되고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민간의 연구 개발 활동도 활발해지는 시기였고요

90년대는 탈추격형 기술혁신 논의가 활발해지고 신산업 창출을 위한 통신, 생명공학 기술과 우주 원자력 등 거대 과학기술 개발 노력이 본격화된 시기였습니다.

[앵커]
역사적 상황이라든가 배경의 영향도 받았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그렇죠. 전후 복구 시대인 50년 60년대에는 산림, 작물, 섬유.비료 중심이었던 산업과 과학기술이 주를 이루었다면 70년 80년대에는 국가과학기술연구지원체제, 수출주도형 경제 체제로 기계, 중화학과 전자산업의 과학기술이 주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90년 2000년대에 들어서 비로소 ICT 분야 등에서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추고 과학기술도 최고 수준의 원천 기술이 많이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아깝게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에 선정되지 못한 기술이라든가 연구 성과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인터뷰]
네. 사실상 매우 훌륭한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선정하지 못한 것들이 있습니다. 근년에 발표된 많은 젊은 학자들의 세계 최고 과학기술 성과들은 아직 더 오랜 기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선정하지 못했고, 또한 최고의 기술이지만 상업적 홍보에 활용되어 분쟁이 될 소지가 있는 제품 기술 또는 보안이 필요한 방위산업 기술 등은 가급적 제외하였습니다. 이 점 양해를 바랍니다.

[앵커]
우장춘 박사라든가 현신규 박사처럼 우리나라 발전에 큰 영향을 준 과학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많은데요.

그동안 이런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재조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현신규 박사는 리키테다 소나무, 은수원사시나무 등을 개발한 임목육종 분야의 선구자이고 그 업적이 미국 임목육종학 교과서에도 소개된 세계적 학자입니다. 현 박사의 연구 덕으로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 벌거숭이 황토빛 민둥산에서 현재 OECD 국가 중 4번째로 숲이 많은 '푸른 나라'가 되었습니다. 또 우장춘 박사는 '종의 합성' 이론을 실험적으로 입증해 세계 유전육종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과학자로서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이 독점했던 채소 과일 종자 시장 구도를 허물고 국내 생산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우 박사의 연구 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배추 육종기술을 확보하게 되었고 현재는 종자 수출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 화학 분야의 토대를 만드신 리-아이링 이론의 세계적 화학자 이태규박사와 유행성 출혈열 발병원인을 규명하고 한탄바이러스백신을 개발한 세계적 미생물학자인 이호왕 박사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로봇 연구에만 정진해서 최근 세계 재난 로봇 올림픽에서 최고의 기술로 미국 독일 일본 팀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도 존경 받을 만한 분입니다.

[앵커]
위원장님께서는 개인적으로 과학기술 70선 중에 최고의 연구 성과로 꼽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몇 개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 온라인 투표가 전국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비밀로 하겠습니다. 사실상 훌륭한 기술이 많아서 하나를 딱 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근에 등장한 과학기술 가운데 앞으로 대표적인 성과로 인정받을 만한, 기대할만한 과학기술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터뷰]
세계 최고의 기술인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세계 최고를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신 기술 들, 특히 스마트폰 기술, 그리고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기술로서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초음속 비행기 개발, 인공위성과 (나로호 등) 우주발사체 과학기술도 기대할 만합니다. 개인의 연구로서는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알엔에이생성 비밀을 규명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의 김빛내리 교수의 성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앵커]
선정된 70가지 한국의 대표 과학기술을 놓고 국민 온라인 선호도 조사를 벌이신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미래부는 이번에 선정한 대표성과 70선에 대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24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번에 선정된 성과는 7월 28일~8월 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과학창조 한국대전'에서 전시됩니다.

[앵커]
미래 먹거리도 결국 과학기술의 힘에서 나올 텐데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힘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우리는 지난 70년간 정부가 특히 최고지도층이 과학기술 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뛰어난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 왔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발전과 성과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정책을 이어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과학기술인들도 성공하기 어려운 연구에 도전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 폰 기술과 같이 기존의 이론과 제품 기술을 뒤엎는 세계적인 와해적 기술들을 발명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작년과 금년에 미래성장동력으로 사물인터넷 IOT 기술,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입을 수 있는 컴퓨터 등을 지원하는 정책,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기술혁신형 기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또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입니다. 많이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장무 과학기술 대표 성과 선정 위원회 위원장 모시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