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0대 아들이 아버지 시신을 냉동고에 숨기고, 아버지인 척 진행한 '이혼 소송'과 관련해 YTN 취재진이 해당 판결문을 확보했습니다.
6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버지 재산을 두고 소송이 진행 중이었는데, 경찰은 강력한 범행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신귀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40대 남성 A 씨는 지난 1일 70대 아버지의 시신을 1년 넘게 냉동고에 감춰왔다며 제 발로 경찰을 찾아갔습니다.
경찰에서 A 씨는 재산 문제로 아버지의 사망을 숨겨야 했다고 진술해 배경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YTN 취재결과 단서는 A 씨 아버지와 의붓어머니 B 씨의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에서 확인됐습니다.
YTN이 확보한 당시 판결문을 보면, A 씨 아버지는 지난 2022년 아내였던 B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자 B 씨 역시 아버지의 재산 69억 원 가운데 33억 원을 달라며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1심은 물론, 대법원까지 B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판결은 지난 4월 확정됐습니다.
[B 씨 / A 씨 의붓어머니 : 2심은 (지난해) 9월, 10월 그때 재판 날짜가 잡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이) 아버지 만나게 해준다고 하고, 3번 약속을 했는데 다 바람맞았어요.]
전문가들은 아버지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이혼소송이 끝났다면, 아들 A 씨가 아버지의 재산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이혼이 확정되면 의붓어머니 B 씨는 재산을 넘겨받을 권리가 상당 부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수경 / 변호사 : 이혼한 배우자는 더 이상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기 때문에 상속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재판 중간에 숨져, 사망 신고를 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당사자 사망으로 소송은 무효가 되고, 아버지 재산은 민법상 정해진 상속 비율에 따라 나뉩니다.
아버지 재산이 69억 원이 맞다고 가정하면, 의붓어머니에게는 최대 41억 원, 아들 A 씨에게 28억 원 정도 돌아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살아 있어야 더 많은 돈을 상속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서혜진 / 변호사 : 아들 입장에서는 그 의붓어머니에게 돈이 가는 게 아마 싫었을 거예요. 충분히 알아보고 아빠가 계속 살아있는 것처럼 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의문은 남습니다.
아버지는 지난해 가을쯤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대법원 판결은 지난 4월 확정됐는데, 왜 이제서야 냉동고에 시신을 숨겨왔다고 자백 했는지입니다.
경찰은 판결문을 토대로 A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집중 수사하는 것은 물론, 아버지의 사망 원인과 시점을 특정하는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영상편집: 이주연
디자인: 백승민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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