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손 편지가 빼곡히 들어찼다.
공항청사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앞에 빼곡히 붙여진 포스트잇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4년 무안의 겨울을 잊지 마십시오' 등 시민들이 남기고 간 추모 메시지가 적혀있다.
아들로 보이는 한 유족은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좀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라며 한 글자 한 글자에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았다.
현장에는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과 함께 일했다는 승무원의 편지도 눈에 띈다.
과거 제주항공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기장님, 제주항공에 있을 때 너무나 상냥하고 사근 하게 동료들을 챙겨주시는 모습이 늘 인상적이었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황망하고 슬펐는지 모른다"고 적었다.
이어 "기장님과 부기장님, 사무장님, 승무원님. 마지막까지 승객들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너무 좋은 분들을 잃은 만큼 남아있는 저희도 마음 깊이 애도하고, 평화로운 안식에 드셨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감사하다. 기장님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부디 평안하세요"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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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기장의 형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도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편지에는 "우리 왔다.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마웠고 미안하다. 형이…"라는 글이 담겼다.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 B씨는 공군 학사장교 조종사 출신으로,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지닌 베테랑이었다.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다.
B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은 그를 "안전에 대해 타협 없던 동료",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 등으로 기억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YTN 박선영 (parks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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